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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는 말에 대하여
시디2로 ·
"디자인은 성과를 숫자로 말하기 어렵잖아요."
디자이너라면 한 번쯤 해봤거나, 속으로 삼켜봤을 말입니다. 저 역시 꽤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시 정리하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디자인 성과를 숫자로 말하기 어려운 게 아니었어요. 그저 그 숫자를 제 곁에 남겨두지 않았을 뿐이었죠.
디자인의 결과는 보통 ‘옆자리’에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최종 산출물은 눈앞의 화면입니다.
하지만 그 화면이 만들어낸 진짜 결과들, 가령 전환율이나 이탈률, 과업 완료율, CS 문의 감소 같은 지표는 대개 데이터팀이나 PM의 대시보드에 머물러 있습니다.
내 성과가 종종 ‘남의 숫자’처럼 느껴지기 쉬운 이유입니다.
그 흩어진 숫자들을 내 산출물 옆으로 끌어와 단단히 붙여두는 습관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전과 후'를 남기는 3가지 기록 습관
그래서 저는 개선 작업을 마칠 때마다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기록해 둡니다.
· 개선 전 화면과 문제 정의: 기존 화면의 무엇이, 왜 불편했는가?
· 개선 후 화면과 의도: 무엇을, 어떤 의도로 바꿨는가?
· 지표 변화 또는 정성적 반응: 전환율의 변화, 사용성 테스트 코멘트, CS 문의 추이 등
굳이 거창한 데이터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정성적인 근거라도 충분히 힘이 있거든요. "사용성 테스트에서 5명 중 4명이 결제 버튼을 못 찾던 문제를 해결했다"라는 문장은, 때론 백분율 숫자보다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설득력을 가집니다.
📌 피그마 링크 옆의 무심한 한 줄
실무를 하다 보면 거창한 문서를 작성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이 끝날 때마다 피그마(Figma) 링크 옆에 딱 한 줄씩 메모를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화면은 무슨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무엇을 바꿔놓았는지.'
무심코 적어둔 그 작은 한 줄들은 훗날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캡션이 되었고, 면접 자리에서 "이 프로젝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라는 질문에 흔들림 없이 답할 수 있는 완벽한 대본이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결국 ‘결과의 기록’이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화면은 디자이너의 훌륭한 성과이자 기본기입니다.
하지만 채용 담당자가 그 너머로 진짜 궁금해하는 건 ‘이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끝내 풀어내는 사람인가’ 하는 점입니다.
화려한 화면 옆에, 치열하게 고민했던 문제와 그 결실을 단 한 줄이라도 남겨보세요.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이미 절반 이상 완성되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