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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에서 ‘~함’을 지웠더니 서류 통과율이 달라졌다
01므케터 ·
서류 통과를 가르는 한 끝, 구글의 'X-Y-Z' 이력서 공식
이력서를 처음 쓸 때, 제 문장은 죄다 이렇게 끝났습니다.
“온보딩 프로세스 개선함.” “랜딩 카피 작성함.” “주간 리포트 관리함.”
나름대로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막상 텍스트로 적어두니 건조하기 짝이 없었죠.
읽는 사람 입장에선 “그래서 뭐가 좋아졌는데?”라는 의문이 먼저 드는 문장들이었습니다.
호되게 첨삭을 받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력서에는 내가 ‘한 일(Action)’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남긴 결과(Result)’를 써야 한다는 것을요. 사실 이 한 끝 차이가 서류 통과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열쇠가 됩니다.
그렇다면 '한 일'을 '남긴 결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글의 인사담당자가 제시한 명쾌한 공식이 하나 있습니다.
💡 결과를 앞에, 방법을 뒤에: X-Y-Z 공식
구글의 전 인사 총괄 부사장(CHRO) 라즐로 복(Laszlo Bock)은 이력서에서 자신의 성과를 가장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치트키로 'X-Y-Z 공식'을 제안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이력서 한 장을 훑어보는 시간은 평균 6초에서 8초 내외.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다'는 식의 나열식 서술은 서류 더미 속으로 묻히기 십상입니다.
라즐로 복은 채용 담당자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기 위해 문장 구조를 완전히 뒤집으라고 말합니다.
"Y라는 수치로 측정된 성과 X를, Z를 수행함으로써 달성했다." (Accomplished [X] as measured by [Y], by doing [Z])
· X (Accomplished): 무엇을 달성했는가? (결과 및 성과)
· Y (Measured by):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구체적인 숫자와 데이터)
· Z (By doing): 어떤 방법으로 해냈는가? (내가 취한 행동과 프로세스)
📌 직무별 Before & After로 보는 차이
이 공식을 대입하면, 평범했던 내 경력이 '데려오고 싶은 인재'의 포트폴리오로 탈바꿈합니다.
1. 개발/엔지니어링 직무
· ❌ Before: React와 TypeScript로 이커머스 쇼핑몰 프론트엔드를 개발함.
· 🟢 After (X-Y-Z): 상품 검색 로딩 시간을 3.2초에서 0.8초로 단축(75% 개선)하여 이탈률 감소에 기여(X, Y)했으며, 이를 위해 React 컴포넌트 최적화와 이미지 Lazy Loading을 적용(Z)함.
2. 마케팅/영업 직무
· ❌ Before: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벤트를 기획함.
· 🟢 After (X-Y-Z):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3개월 만에 3배 이상 증대(5,000명 ➡️ 15,000명)(X, Y)시켰으며, 이는 타겟 고객 분석을 통한 주 3회 숏폼 콘텐츠 발행 및 참여형 이벤트 기획(Z)을 통해 달성함.
3. 기획/운영 직무
· ❌ Before: 사내 업무 매뉴얼을 개선하고 신입 사원 교육을 진행함.
· 🟢 After (X-Y-Z): 신입 사원 초기 온보딩 기간을 기존 4주에서 2주로 50% 단축(X, Y)시켰으며, 흩어져 있던 업무 프로세스를 노션(Notion) 기반의 통합 디지털 매뉴얼로 표준화(Z)하여 달성함.
이 공식이 강력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모호한 수식어(예: 열심히 노력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대신 구체적인 수치(Y)로 신뢰를 주고, 운이 아니라 나의 행동(Z)으로 만들어낸 결과임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채용 담당자에게 "이 사람은 우리 회사에 와서도 똑같이 성과를 재현하겠구나"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죠.
🛠️ 막상 쓰려니 숫자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공식을 알고 나니 또 다른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때 정확히 몇 퍼센트가 올랐더라?' 수치가 기억나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그럴 땐 절대 숫자를 지어내지 마세요. 일단은 ‘전환율 [?]% 개선’처럼 물음표로 자리만 비워두는 겁니다.
문장의 뼈대부터 완성해 두고, 나중에 전 직장 동료에게 묻거나 과거 자료를 찾아 데이터를 채워 넣으면 됩니다.
끝끝내 데이터를 찾지 못해도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복되는 고객 문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같은 정성적인 결과라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이 ‘내가 한 행동’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결과’로 끝나는 구조를 잡는 것이니까요.
✍️ 그래서 저는 평소에 '한 줄'을 남겨둡니다
이 이력서 고치기 작업을 하며 제가 가장 후회했던 건, '그때그때 숫자를 적어두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강렬했던 성과와 지표도 야속하게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프로젝트나 큰 태스크가 끝날 때마다 나만의 업무 노트를 열어 한 줄씩 기록을 남깁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했고, 그 결과로 지표가 어떻게 변했는지.’
이렇게 평소에 성과의 부스러기들을 모아두면, 다음 이력서를 쓸 때는 괴롭게 기억을 짜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오랜 시간 정성껏 쌓아둔 성과 뷔페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접시를 골라 담기만 하면 되니까요.
— 참고: Laszlo Bock, ‘My personal formula for a winning resume’ (LinkedIn) · 저서 『Work Rules!』
https://www.linkedin.com/pulse/20140929001534-24454816-my-personal-formula-for-a-better-resume